**** 무제 ****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사랑은 너무 가난합니다
봄날 가득히 피어 오르는 키작은 목련화 처럼
한껏 자랑하고 싶지만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마음에 담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 처럼
곳곳에 흩어져 있기에 지금 내어 줄수 있는 것은
그대에게 향한 마음만 있다고 말해 줄뿐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기엔
너무나 많은 시간을 거쳐 왔던 버릇들....
습관과도 같은 기다림과 질병과 같은 고민들 속에
이미 추억의 그림으로 남겨진 사람들
나도 그런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을지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내가 행했던 당신들에 대한 어눌한 몸짓들.
하나의 추억을 만들 때 이미 가슴은 멍멍해 지고
삶을 살아가다 보면 미열 마냥 머릿 속 가득
아픔만 더해지는 그런 답답함 속에서도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먼 곳으로 부터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그 미열은 머릿 속을 가볍게 떠나며.....
축복하듯 반듯하게 두 손을 마주 잡게 됩니다.
별이 무더기로 피어 오르는 여름이 되기 전에
모든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는 그런 축복을 받을 수 있을지
지금은 시간 속 나락에 잠겨 있는 추억을 하나 둘 꺼내
기워서 헐거워진 육체에 입혀 봅니다....
축복하며 축복하며 축복하며........
당신을 얻고 나를 잃은 봄날에 씀 ....... ich